(요르단 M 센터의 부르심)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
글: 이재진 선교사(SWM 선교회 Korea 대표/johnlee0304@swmnet.org)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더라” (창 :23)
요단강, 왕의 대로, 느보산, 얍복강가, 거라사, 암몬성, 엘리야, 세례 요한의 순교 터 마케루스 등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신구약 성경의 역사가 어우러져 있는 땅이다. 올해 초 요르단이 7번째 M 센터로 결정되고 SWM 선교회와 동역이 시작되었다. SWM Korea 본부 사역자들은 하나님께서 중동, 아랍권 전역으로 지경을 확장하고 계시는 움직임에 순종하여 여호수아와 갈렙의 심정을 가지고 요르단으로 향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항공편이 적어서 아부다비에서 13시간의 긴 대기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마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요르단을 향한 기대와 기도의 불은 더 커져갔다.
요르단의 모습
요르단 암만요르단의 수도 암만은 성경에도 자주 등장한다. 암몬 자손의 성읍들이며,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가 다윗의 명을 받고 선봉에서 공격하다 죽은 곳이기도 하다. 요르단은 1967년 중동전 쟁에서 이스라엘과 치열하게 싸웠고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영토를 상실했다. 아랍권 나라 중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정식 승인국으로 인정하고 수교를 맺은 몇 안 되는 국가이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반이스라엘 정서는 굉장히 강경한 편이다. 2014년 아랍권을 휘어감은 다에시 (ISIL)가 일어난 이후에 요르단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의 전략은 국내 치안이 불안정하고 어려운 나라들에 기생하여 이슬람 성전을 주장하면 하층민들이 이에 동조하는 형태이다.
요르단의 경우 비교적 치안 유지도 잘 되고 있고 국민의 의식 수준도 높아 대대적인 피해는 받지 않았으나 요르단 내에서도 가담자들이 존재했다. 시리아 내전 이후 난민들이 계속해서 요르단으로 들어와 임금은 하향세를 보였고 집세가 급속히 올라 자국민들의 불만이 큰데, 이 와중에 이라크에서도 난민들이 대거 요르단으로 유입되었다. 너무 많은 난민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2017년 1월 요르단은 시리아 국경을 폐쇄했다. 공식 수치상 요르단이 수용 중인 난민은 200만가량으로 그 수는 튀르키예 다음으로 파악된다. 8천 4백만 명대 튀르키예 인구에 비해 요르단은 1천 20만 명에 불과한데, 인구 대비 비중으로 이야기한다면 요르단은 상상하기 어려운 세계 최악의 난민 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요르단 정부는 시리아난민들의 귀향을 대대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국토의 80%가 사막이기 때문에 척박하고 연간 강수량이 90mm밖에 되지 않아 만성적인 물부족이 심각한 땅이다. 그래서 수자원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시리아, 레바논과의 갈등이 굉장히 심하다. 전 인구의 60%가 도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인구 증가로 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가뜩이나 부족한 수자원의 고갈이 더 심하기에 주 1~2회만 물을 공급하는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붉은 흙으로 되어 있는 사막 지역인 와디 룸 (Wadi Rum)은 화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찍을 때 촬영의 배경이 된 곳이고 페트라 (Petra) 와 같은 유적지도 있는 곳이다.
요르단 국민의 92% 이상이 순니파 이슬람이지만, 팔레스타인이 인접해 국민의 약 7%가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 대부분은 정교회 신자들이며 가톨릭, 시리아 정교회, 콥트 정교회,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를 믿는 사람들도 소수가 있다. 이들에게 개신교회는 오히려 이상한 종교로 여겨져 경계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 세월 요르단은 이슬람권에서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베푼 것으로 유명한 나라였다. 헌법으로 종교 차별을 금지하고 종교적 신앙과 예배를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2년 정치적 정당들이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것을 금지해 요르단의 정당들은 세속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며 종교정당은 없다. 헌법으로 종교 자유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이슬람교 신자들에게는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이중 법률체계를 시행하고 있고 요르단 정부는 국민에게 개종을 강요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요르단인은 물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난민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허용하는 등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로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종교의 개방성이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며 처벌하고 있고 반이슬람 만평을 쓴 요르단 작가의 만평이 검열당했으며, 그가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는 중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나라이다.
요르단에서 듣는 하나님의 역사
출발 전에 요르단에서 이미 역사하고 계신 하나님 나라의 일들을 미리 들었지만 방문해서 눈으로 직접 보고, 만나고 듣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암만에 도착했다. 암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선교사님들 연합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각자 다른 몸의 파송이었지만 한 달에 1~2회 함께 모여 예배하며 교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귀한 모임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요르단을 떠나 계시다가 다시 복귀한 선교사님들 가정들과 계속해서 머물며 사역하셨던 가정들, 요르단으로 새롭게 파송되어 오신 선교사님들 가정이 함께 모여서 예배하며 기도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되었다. 몸이 안 좋아서 치료차 한국에 들어가셨지만 급속도로 악화되어 소천하신 동료 선교사님의 소식을 전하며 함께 마음 아파하고 남아서 사역하는 가정들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귀한 모습들을 목도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휴식을 마치고 다음 날, 암만에서 1시간 정도 이동해 F 지역에 위치해 있는 M 센터를 방문했다.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마을 체육시설 축구 구장을 빌려서 이라크, 시리아 난민 아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1년 반 정도 운영해 오고 있었는데 이 축구 교실이 난민 아이들에게 큰 소망과 즐거움 그 자체임을 볼 수 있었다. 일주일 내내 난민촌에 있던 아이들이 이 시간만 기다리며 아침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축구교실이 난민 가정들과 접점이 되어 M 센터에서 주중에 운영하고 있는 오전 수업, 오후 수업에 아이들을 받아서 영어, 아랍어, 미술, 코딩 등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 지역은 2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거주하고 있는 특성이 있고, F 지역 M 센터를 중심으로 이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사역과 가정 교회 개척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2030년까지 이 지역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을 발굴하고 길러내서 아랍권 선교사로 파송하는 비전을 가지고 기도의 씨앗들을 심고 있었다. SWM 선교회와 협력하시는 주요한 선생님과 동행하며 이 지역과 센터의 소개를 받으며 앞으로의 동역 전략과 방법에 대하여 함께 기도하며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튿날, IS가 일어난 지역에서 아랍권 교회들과 함께 오랫동안 사역해 오신 한 선교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요르단 북부 지방에서 일어났었던 부흥의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SWM 선교회가 튀르키예, 중동권 연합 기도운동을 통하여 주님의 얼굴을 구하며 이슬람권의 부흥을 위해 기도해 오던 시기와 맞물려 요르단에서는 2013년을 전후로 ‘예수’ 영화를 보고 난 후, 복음을 듣고 난 후, 가정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후, 무슬림들의 집단 개종 사건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무슬림 가정들이 주님 앞에 돌아오는 일들이 일어났었고 2016년도까지 1,000가정이 회심한 사건이 있었던 부흥의 역사를 듣게 되었다. 그때 회심한 MBB (무슬림 배경 신자들) 가운데 복음 전도자로, 사역자로, 성경 교사로, 교회의 책임 사역자로 훈련받아 서게 되었고 회심한 가정들을 순회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양육하고 가르치고 훈련하는 일들을 감당하고 있었다. 이후 이렇게 회심한 가정들이 아랍권으로, 유럽으로 이주하며 흩어졌고, 말씀을 나누었던 2022년 현재 약 300여 가정 이상이 요르단 북부 지방에서 지하 가정 교회로 뿌리내려 공동체가 되어 있었다. 할렐루야!! 너무 놀라운 일들을 듣게 되어서 처음에는 그저 놀랍기만 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슬람권의 추수와 부흥을 위해 함께 기도해 오던 많은 기도 동역자분들이 모두 이 보고를 통해 격려와 감사가 되시기를 소망한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
요르단 교회의 핵심 사역자들이 형제의 연합을 하게 되면서 아랍 22개국 나라들을 타겟으로 선교하는 AMB (Arabic Mission Board) 라는 몸이 구성되고 정기적으로 아랍권의 교회 지도자들과 선교사들을 훈련하는 사역들을 지금껏 활발하게 감당해 오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고 하신 에서의 부르심처럼, 요르단의 교회는 아랍권의 약한 교회들을 섬기고 있었다. 이집트 교회 지도자, 전도자 훈련, 레바논 교회 개척자, 사역자 훈련 사역들 그리고 요르단 내부에서 약 3년 전에 요르단 청년들을 대상으로 선교사 훈련이 열매맺어 약 70명이 선교사 헌신을 한 역사가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진 이후로 요르단 내부의 청년들, 진리를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도의 방향이 바뀌었지만 아랍권 다른 나라들에 나아가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예비 선교사들을 하나님께서 준비시켜 놓으셨음을 듣고 너무 가슴이 뛰었다. 앞으로 SWM 선교회와 기도 동역자분들과 함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을 통해 이슬람/아랍권 현지 선교사 동원과 교회 개척 사역, 하나님 나라를 위한 실제적인 동역이 더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 기대되고 소망이 되었다.
라마단 기간의 마지막 주 많은 무슬림이 신의 권능을 받기 위해 기도, 금식하는 ‘권능의 밤’에 암만의 K 교회에서는 수십 명의 성도가 모여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주님을 경배하고 금식하고 기도하며 주님을 높이는 예배가 있었다. 새벽에는 거리로 나아가 무슬림들에게 전도하고 기도하는 성도들과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할렐루야! 요르단 현지 크리스천 젊은이들이 전도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귀한 교회와 목사님, 성도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하며 동역하기를 약속하며 주님 안에서 코이노니아를 가질 수가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왕의 대로가 실제적인 길로 남북으로 잘 닦여 있는 요르단은 예수님께서 요단강에서 침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셨던 땅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실 때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주의 길을 예비하며 사역하였던 것처럼 요르단의 교회와 성도들이 일어나 이슬람권, 아랍권 나라에 주님의 다시 오심을 예비하며 길을 예비하는 마지막 때 세례 요한이 될 것을 기대한다. 세례요한의 순교 터인 마케루스가 사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에 있는 이 땅 위에서 박해와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요르단, 한국, 미국, 튀르키예, 이슬람, 아랍권의 성도와 교회들이 하나가 되어 주님의 다시 오심을 예비하심을 준비하는 놀라운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요르단 보고를 마친다. 마라나타!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