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간증

바투미 선교를 다녀오며

글: 김애경 권사 (뉴비전 교회 단기선교팀장)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지명이 내 삶에 중요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작년 6월부터였다. 우리 교회 전략선교사이신 Tim & Sarah Stone 선교사님이 그곳에 미션 센터를 세워 깜깜한 불모지인 튀르키예 동북부를 복음화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세우려 한다는 것이었다. 늘 한 스텝 먼저 보시고 계획하시는 분이라 이번에도 여지없이 놀라운 혜안으로 전략적 기지를 세우려 하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하나님의 은혜로 뉴비전교회가 이 일에 전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바투미를 방문하여 이 사역의 첫걸음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이런 미션트립은 처음인지라 조금은 심적으로 힘들고, 소화해야 하는 양이 많아서 부담도 되었다. 그러나 늘 옳으신 하나님이 무엇을 보게 하시려고 이곳에 보내셨나를 계속적으로 묻는 가운데 주님이 알려주시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긴장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몇 가지를 깨닫게 하셨다.

첫째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고 보지도 못할 때에도 하나님은 끊임없이 일하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튀르키예 81개 주중에 40여 개 주에는 예수님을 믿는 신자가 한 명도 없고, 교회도 없었다. 예배가 없는 그 땅에 하나님은 끊임없는 사랑으로 팬데믹으로 놓친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일하시어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시고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계속 쉬지 않고 일하고 계셨다는 것이다. 2021년 통계로 튀르키예에 이제 믿는 성도와 교회가 없는 곳이 20개 주 미만으로 그 숫자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할렐루야!

둘째는 이 하나님의 행보에 순종하고자 radical한 삶의 변화를 감수한 숨겨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엘리야가 아합왕과 이세벨의 핍박에 못 이겨 하나님께 반문할 때,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 명이 있다고 하신 것처럼 곳곳에 하나님이 숨겨놓으신 보석 같은 일꾼들이 있었다. 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의 간증들을 듣게 하심으로 후방에 있는 교회가 어떻게 이들과 함께 이 거룩한 멍에를 메어야 할지 보여주셨다. 튀르키예 북동부, 조지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리제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역하는 젊은 사역자 부부의 이야기를 잠시 나눈다. J 선교사님은 21살의 나이에 ‘미전도 종족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갖고 인터넷을 찾아보던 중 튀르키예 동북부를 향한 기도순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동참하게 되었다. 그때 받은 사명으로 준비하여 2년 후 23살의 나이에 장기선교사 헌신을 하고 튀르키예 땅을 밟았다. 이분은 평소 부모님이 사시는 곳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선 살지 않으리라 생각하시던 분이었다. 그러던 그분은 산 넘어 물 건너 부르심에 순종하여 꽃다운 23살 나이에 독신으로 튀르키예 땅을 밟게 되었다. 주님의 은혜로 튀르키예 땅에서 같은 비전을 가진 남편 (호주 청년)을 만나 함께 튀르키예 북녘땅에 빛으로 살고 계신다. 튀르키예 땅을 밟은 지 10여 년, 이제 막 2살 반 된 딸의 교육에 관한 질문에 그분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물론 튀르키예 학교에 보내야죠. 이 아이는 튀르키예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여기 현지인으로 살아가길 원해요. 지금도 영어보다는 튀르키예 말을 더 잘해요.”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또한 이 젊은 부부가 어떠한 마음으로 튀르키예 땅에 사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이 깜깜한 땅에 반겨주는 이도 없고 오히려 위험과 협박을 감수해야 하는 곳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튀르키예인들을 품으며 기도하며 묵묵히 예수님의 제자로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이와 같은 주님의 일꾼들을 많이 만났다. 하나님은 선교사들이 많이 쫓겨나는 이 시기에 튀르키예 현지 젊은이들을 많이 일으키셨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심으로 동북부로 삶의 터전을 옮긴이들,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 발로 여러 도시들을 다니는 전도자들, 얼굴이 없던 막연한 사람들이 확실한 얼굴과 인격을 지닌 자들로 마음에 새겨진 이 여운과 감동, 도전과 다짐들… 나도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도 이들처럼 찬란하지 않아도, 빛이 없는 곳에 작은 빛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어떻게 후방에서 기도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하셨다.

셋째로 이 주님의 마음에, 주님의 역사에, 우리 교회가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잘 전략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주셨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기 위해서는 그 길을 누군가는 자꾸 밟아야 한다. 우리 교회에 이 사명을 주셨으니, 길을 내기 위해 자꾸 잠깐씩이라도 길을 밟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여야겠다. 단기팀과 기도순례팀 등 그리고 차세대를 세우는 선교 교육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하나님의 복음 들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그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