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도훅팀

이라크 예지디인 사역

글: 리베카 선교사

열방의 사역자 50인이 터키 이스탄불에 모여 연합 예배를 드린 후, 7개팀은 터키의 각 지역으로 퍼져 마치 융단폭격을 하듯 지역별로 복음전도를 하고, 교회와 사역자님과 난민들을 섬기셨습니다.

8번째 팀은 이라크 팀이었는데 저는 이라크팀에 들어가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 도훅에 모여 사시는 예지디인들을 섬기러 이라크로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간 도훅은 현재 IS와의 전쟁 중인 모술이라는 곳에서 45킬로 정도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모술은 또한 선지자 요나가 회개를 외쳤고 나훔이 멸망을 외쳤던 옛 니느웨 지방입니다. 산 위로 올라가서 모술(니느웨지역)을 보니 그곳에서 진행중인 IS와의 전쟁에 의한 화염이 흐릿히 보였습니다.

도훅의 인구는 팔십만인데 난민 수가 백만입니다. 도훅에 난민캠프가 28개가 있는데 제가 방문했던 캠프는 조직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도훅에 들어와 사역하시는 선생님들의 수가 싱글을 포함해 25가정 정도밖에 안 된다하니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군이 참으로 필요한 지역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섬긴 곳은 이런 난민 캠프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캠프밖에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모여 사는 예지디인들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예지디족은 조로아스터교등 여러가지 믿음이 복합된 신앙을 믿는 소수 종파로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코카서스 지역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슬람 순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 신자르를 점령한 뒤 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하고 남자들은 납치되었습니다.

우리가 간 곳에는 신자르에서 온 20여 가정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 대부분 친척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 할머니는 IS에게 남편과 일곱 아들을 잃고 다섯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가정은 남편을, 아들을, 오빠를, 사촌을 잃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서로 만나면 인사가 우는 것인 듯 보였습니다

이번 도훅 아웃리치 팀 구성원 중 11명 중 치과의사 두 분과 내과의사 한 분이 의료사역을 해 드렸고, 나머지 팀원은 아동부, 청년부, 여성사역으로 나누어 섬겼으며, 사진 사역으로도 섬겨드렸습니다. 우리 모두는 철저히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했습니다. 터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스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일 정도로 강한 무슬림국가이며 현재 비상상태(계엄령)이고, 이라크는 IS와의 전쟁중인 모슬림 국가이기에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도 사역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주님의 지혜와 전략을 따라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고 또한 현지 사역자에게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12세부터 20대 초반의 예지디인 청년 상대로 사역했는데, 이들은 모두 IS에게 9개월간 끌려가 고통을 받고 탈출한 여성들이었습니다. 현지어를 하는 영어 교수가 통역으로 섬겨주셔서 이 아이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하며 상담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은 IS에게 끌려가서 강제 개종과 강제 결혼을 요구 당했고 거절할 때는 죽인다는 말을 들었으나 거절하자 팔려 나가게 되었다 합니다. 팔리기 하루 전 날 이들은 목숨을 걸고 탈출하여 집에 돌아 왔으나 아빠와 오빠, 남자 사촌들이 다 잡혀간 상태였습니다. 이들의 마음에는 슬픔과 분노 우울이 가득 차 보였습니다. 특히 기한이라는 여자아이의 아픔과 분노가 강하게 느껴져 물어보니 IS에 함께 잡혀갔던 언니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저 들으며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고, 사랑으로 안아주고 전심으로 기도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생각에 많은 공격을 받고 있었고 그 결과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 집중하기를 어려워했고 우울증으로 의욕을 잃은 상태여서 7명 중 2명만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성령께서 주시는 지혜를 따라 하나님의 소망과 믿음과 사랑에 대해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여러 각도로 이야기 할 수 있었고 고난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저의 삶의 간증과 성경의 인물들의 예를 들어 설명해 주며 소망을 주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젊은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망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도저히 볼 수 없는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소망과 믿음과 사랑을 먼저 보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저의 통역자 쉐란은 쿠르디스탄인으로 2살부터 난민이 되어 살며 여러가지 고난을 당하였지만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 교수가 된 27살의 야무진 여성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이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상당한 도전이 되었습니다. 통역자 쉐란과 저는 정말이지 환상적인 파트너였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상담할 때 이 친구가 통역을 하면서 계속 “공감합니다. 맞아요(I agree.. you are right)”하면서 크게 동감하며 아주 적극적으로 통역을 도와 주었습니다.

제가 복음 팔찌를 많은 아이들에게 주며 통역을 부탁했더니 무슬림인 이 친구가 나중에는 혼자서도 복음을 잘 설명하더라구요^^. 이 친구는 우리 팀의 사랑의 섬김을 보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자기도 그렇게 섬기는 삶을 살고 싶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만난 첫 날 그림을 그리게 했고, 마지막 날 그림을 그리게 했는데 놀랍게도 3일 사이에 그림을 통해 보여지는 그들의 마음에는 분명 아름다운 소망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날 그림엔 피와 꺽여진 꽃 들이 보였는데 얼마나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요. 그냥 안고 울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마지막 날에 꺽인 꽃이 일어나고 있었고 해도 구름도 아름답게 떠 있었답니다. 제가 그곳을 떠날 때 제 품에 꼭 안겨 우는 이 아이들을 보며 다시 와서 이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으로 인해 받은 이들의 상처가 하나님의 사람들로 인해 치유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하루는 다른 캠프에 방문해서 2-3인씩 팀을 이루어 노방 전도를 했습니다. 성령께서 감동을 주시는 어느 집에 들어가서 교제를 하다가 밥을 얻어먹고, 복음 팔찌를 통해 일곱 아이들에게 복음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복음은 싫어해도 기도 받는 것은 좋아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어린아이가 사단에 눌려 밤에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안수기도 해주었고 엄마도 늘 두통에 시달린다고 해서 안수 기도를 해 주었는데 기도 후 두통이 사라졌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복음 팔찌 이야기를 해 주는데 엄마가 불편해 보여 신경이 쓰였었어요. 이 분의 남편이 경찰이라 복음팔찌 준 것을 트집 잡아 혹시나 우리 현지 사역자에게 불편을 끼칠까봐요. 그런데 주께서 그 엄마의 두통을 고쳐 주셔서 걱정 없게 하셨답니다. 우리에게 또 놀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현지 사역자님들의 수고와 사랑이 뿌려져 이미 준비된 그곳에서 함께 섬기며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즐겁고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보았으니 이 땅과 이 백성, 그리고 사역자님들을 위한 중보의 동역자가 될 것입니다.